[경상시론] 화이부동(和而不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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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05 11:20 조회3,7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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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면주 울산변호사회 회장
작년 한해는 모두가 강 상류에서 급물살을 타고 리프팅하는 기분으로 살아왔다. 아직 헤쳐야할 물살과 구비는 많은데 또 한해가 저물고 무술년 새해가 떠밀리듯이 밝았다. 정치 환경이 급변하고, 4차 산업혁명이 밀려오고,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으로 안보환경도 돌변하는 등 변화의 소용돌이는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개인주의의 그늘이 더욱 짙어져 혼밥과 혼술이 유행하고, 극단의 정치세력이 충돌하고, 노와 사가 적대시하고, 언론과 시민단체도 편을 갈라 으르렁거리고, 네티즌들의 댓글도 상대에 대한 언어폭력이 도를 넘는 등 현실은 대립과 갈등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임진왜란을 극복한 명재상 서애 유성룡은 <운암잡록>에서 조선의 정치인이 서로 붕당으로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을 “자기와 같은 무리이면 비록 그른 것이라도 옳다고 하고, 자기와 다른 무리이면 옳은 것이라도 그르다 한다. 처음에는 한두 사람이 시작하지만 이에 좇는 자가 많아지고, 많아지면 시세가 어디로 향하는가 보아서 달려가 붙어 이(利)를 얻고자 하는 무리가 횡행하여 온 나라 안이 그르고 옳음을 떠나 헐뜯기를 일삼는다”고 했다. 이는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개탄하면서 정치인들이 ‘화이부동’의 지혜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
화이부동은 논어에 나오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통해 화평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군자의 자세요. 서로 덩달아 같아지기를 좇지만 결국 대립하고 불화하는 것이 소인의 처세라는 뜻이다.
제(齊) 나라의 재상인 안영이 “요리사가 고깃 국을 끓일 때 싱거우면 소금을 넣고, 짜면 물을 타듯이 임금이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하여 바로 잡아주는 것은 화(和)의 원리이고, 임금이 옳다고 하면 옳다고 말하고, 임금이 그르다고 하면 그르다고 말하기 때문에 짠 국에 소금을 더 넣고, 싱거운 국에 물을 타는 것과 같은 것을 동(同)을 좇는 폐해”라고 말한 것을 보면 2000년 전의 정치세계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왕정국가에서 자유민주국가로 정치 이념이 변하고, 파발마에서 카카오톡으로 과학 문명이 발전해도 권력과 돈을 둘러싼 인간사의 갈등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요즘에도 ‘화이부동’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되새겨 지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화(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다. 반면 동(同)은 획일적인 가치만을 용납하는 지배와 흡수합병의 논리다. 따라서 군자 화이부동의 의미는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소인 동이불화는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으며 지배하고 흡수해 동화한다는 의미이다”라고 했다.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도종환 시인은 “사회가 성숙하다는 것은 동의 논리에서 화의 논리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싸움보다는 화합, 전쟁보다는 평화, 지배와 억압보다는 공존공생, 차별보다는 존중, 편견과 무시보다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화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진 사람은 화의 논리에서 출발한다”라고 동과 화를 설명하고 있다.
작년 한해를 풍미하였던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는 통상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향하는 국가체제를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동과 화의 원리로 보면 국가의 주권은 모든 국민이 균등하고 획일적인 투표권의 행사로 만들어지지만(民主), 국가 주권의 행사는 공공이 화합(共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즉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해 국가 주권을 위임 받은 정치세력도 반대 정치세력과 화합하는 방향으로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 제1조의 뜻임을 모든 정치인은 새겨들어야 한다.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개인, 가정, 직장, 국가 어디에나 많은 난제가 기다리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각자가 ‘동이불화’하지 말고 ‘화이부동’하는 슬기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임진왜란을 극복한 명재상 서애 유성룡은 <운암잡록>에서 조선의 정치인이 서로 붕당으로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을 “자기와 같은 무리이면 비록 그른 것이라도 옳다고 하고, 자기와 다른 무리이면 옳은 것이라도 그르다 한다. 처음에는 한두 사람이 시작하지만 이에 좇는 자가 많아지고, 많아지면 시세가 어디로 향하는가 보아서 달려가 붙어 이(利)를 얻고자 하는 무리가 횡행하여 온 나라 안이 그르고 옳음을 떠나 헐뜯기를 일삼는다”고 했다. 이는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개탄하면서 정치인들이 ‘화이부동’의 지혜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
화이부동은 논어에 나오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통해 화평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군자의 자세요. 서로 덩달아 같아지기를 좇지만 결국 대립하고 불화하는 것이 소인의 처세라는 뜻이다.
제(齊) 나라의 재상인 안영이 “요리사가 고깃 국을 끓일 때 싱거우면 소금을 넣고, 짜면 물을 타듯이 임금이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하여 바로 잡아주는 것은 화(和)의 원리이고, 임금이 옳다고 하면 옳다고 말하고, 임금이 그르다고 하면 그르다고 말하기 때문에 짠 국에 소금을 더 넣고, 싱거운 국에 물을 타는 것과 같은 것을 동(同)을 좇는 폐해”라고 말한 것을 보면 2000년 전의 정치세계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왕정국가에서 자유민주국가로 정치 이념이 변하고, 파발마에서 카카오톡으로 과학 문명이 발전해도 권력과 돈을 둘러싼 인간사의 갈등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요즘에도 ‘화이부동’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되새겨 지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화(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다. 반면 동(同)은 획일적인 가치만을 용납하는 지배와 흡수합병의 논리다. 따라서 군자 화이부동의 의미는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소인 동이불화는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으며 지배하고 흡수해 동화한다는 의미이다”라고 했다.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도종환 시인은 “사회가 성숙하다는 것은 동의 논리에서 화의 논리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싸움보다는 화합, 전쟁보다는 평화, 지배와 억압보다는 공존공생, 차별보다는 존중, 편견과 무시보다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화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진 사람은 화의 논리에서 출발한다”라고 동과 화를 설명하고 있다.
작년 한해를 풍미하였던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는 통상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향하는 국가체제를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동과 화의 원리로 보면 국가의 주권은 모든 국민이 균등하고 획일적인 투표권의 행사로 만들어지지만(民主), 국가 주권의 행사는 공공이 화합(共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즉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해 국가 주권을 위임 받은 정치세력도 반대 정치세력과 화합하는 방향으로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 제1조의 뜻임을 모든 정치인은 새겨들어야 한다.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개인, 가정, 직장, 국가 어디에나 많은 난제가 기다리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각자가 ‘동이불화’하지 말고 ‘화이부동’하는 슬기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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