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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 북한 핵문제에 대한 몽상(夢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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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울산변호사회 작성일17-11-13 11:35 조회7,1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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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재 법무법인 늘푸른 변호사
 
 
전략핵과 전술핵의 개념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는데까지 굉장히 빨리 다가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미국은 연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참모들이 북한핵에 대한 비군사적 해결책을 선호하지만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으며 어느날 김정은이 사라진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는 정도로 비슷하지만 강도를 조금씩 올려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또 이를 뒷받침하듯 항모전단을 비롯한 미국의 전략 무기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마침내 미 하원에서는 국제 금융기구 체제에서 북한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와 금융기관 및 기업·단체에 대한 지원을 전면 봉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웜비어 북핵제재법’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켜 북한에 대한 비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에 달하게 했다.

강경화 장관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 말은 무슨 의미일까? 있는 그대로 해석하더라도 외교적 내지 비군사적 해법으로 북한핵을 해결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 다음은 군사적 대응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 본토에 도달시킬 수 있는 장거리 운반수단을 보유하는 시점을 지나 북한의 핵무기가 미본토의 자국민 머리위에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미국은 용인하지 않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군사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레드 라인이 설정되었다는 것을 강경화 장관도 인식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ICBM이 한미 동맹을 차단하고 미국의 핵우산에 의한 보호에서 한국을 벗어나게 하여 북한의 핵공갈 앞에 무방비로 굴복하게 만드는 북한의 전략이 현실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은 그 이전에 자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을 더 염려하고 반드시 막아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가상 적국인 중국러시아 등이 다수의 핵무기와 핵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겨냥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그 이상의 성능 좋은 핵무기와 방어수단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 정도가 핵탄두 ICBM을 개발한다고 한들 미국의 안보 여건이 크게 달라질 게 있으랴 싶지만 중·러가 아닌 북한이 미국에 대한 현실적 핵위협 국가로 새로 부상하는 것을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 미국의 확고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한달여간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국제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도 이 레드 라인을 넘었을 때 미국의 대응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전술핵무기의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의 명분에 반하므로 재래식 무기나 확충하는 외에 우리가 할 일은 없다거나, 북한에 대해 대화를 하자면서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고 외치는 것도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구경꾼도 할 수 있는 말이고 그것이 우리의 핵심 대응 전략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의 체제 보전용 핵무기는 ICBM까지는 필요없다. 한국이나 일본에 도달하는 정도의 핵무기 만으로도 북한 체제의 보장 수단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국제적 압박과 제재를 지속하면 북한은 ICBM은 포기하는 선에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일시적으로 레드 라인을 넘더라도 비군사적 압박과 제재로 ICBM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대신 체제보전용 핵무기에 대해서는 군사옵션 대신 잠정적으로 미군의 대응 핵무기를 한국과 일본에 배치하거나 저강도 핵무장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존 전략이 아니겠는가? 인도파키스탄같은 적대국도 그렇게 전쟁을 피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설득 노력을 한미간 물밑 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리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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