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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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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울산변호사회 작성일18-02-05 11:24 조회3,6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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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재 법무법인 늘푸른 변호사
 
 
지난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한일 외교 장관 회담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 방안에 합의했으며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일본 외무대신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일본국 내각 총리대신은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하고 일본 정부 자금으로 마음의 치유를 위한 사업을 행하기로 하고,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동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비판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위안부 합의가 졸속 처리되었다면서 파기를 주장했고, 최근 외교부는 관련 TF의 논의를 통해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은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단은 2015년 한일 정부간 합의를 국제법과 관례에 따라 존중한다는 의미와 함께 일본의 진정성있는 사과를 재촉구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절충적인 타협책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5년 한일 정부간 합의에 대해 이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음으로 위 합의는 국제법적으로 유효하다는 것을 신 정부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는 외교적 수사와 더불어 일본측이 제공한 10억엔의 자금을 사용하던 그렇지 않든 관계 없는 것이다.

국가나 정부는 그 소속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본국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지켜줄 책무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적인 대리인은 아니다. 정부는 국민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입장을 일본국에 대해 대변하고 그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노력할 책무를 지고 있지만 이는 국가라는 공적 기구를 통해 전체 국민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내에서 그 권리를 수호하고 보호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다. 국가와 국가간의 안보적, 경제적, 군사적 협력 관계, 국민 일부와 국민 일부의 갈등 관계 등 여러 이해 관계의 상충과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구조의 조화를 통해 국가와 국가 또는 정부와 정부간의 관계가 조율되고 형성되는 것인데 그러한 전체적인 틀 속에서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의 권리를 가급적 수호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국가나 정부의 역할은 위안부 할머니의 사적인 대변인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는 때로는 그러한 일부 국민의 아픔을 스스로의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그들을 설득해 전체적인 국익을 도모하는 것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직자의 바람직한 자질이라 할 것이다. 동북아 3국,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긴밀한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는 형태이다. 그런 만큼 아픈 과거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외면하고 담을 높이 쌓고 지낼 수 만은 없는 구조이다. 미래에는 한중일 지역 동맹도 공동 번영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그림이 되겠지만 우선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인 북한 핵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이해를 함께하며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여야 할 지역의 파트너가 일본이라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전체적 국익을 위해 2015년 한일 정부간 합의가 존중되도록 한 신정부의 결정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며 그러한 신뢰 속에 새로운 협력적 한일 관계는 발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한편으로 위안부 할머니의 문제는 정부간 차원에서는 위 합의로서 해결되었다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다르다. 소녀상 문제 또한 위 정부간 합의로 종결된 부분은 아니며 민간 차원의 여러 활동은 정부간 합의를 벗어나는 부분이다. 정부 활동이 아닌 민간 차원의 인류적 범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활동을 통해 일본의 양심을 향해 과거에 대한 진심어린 회개를 요구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만든 우리 스스로의 부끄러운 과거도 되새기며 그들을 위로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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